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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망하는 용어 3개 정리해드림 – 엘든링 미컷 데이터가 말해주는 실패 공식

어느 날 스팀 통계를 보니 세션 유지 시간이 평균 47초였다. 그 47초 동안 유저는 내 게임의 보스를 만나기도 전에 종료해버렸다. 이유가 뭘까? 출시 3일 만에 내린 게임의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나는 데이터마이닝으로 발굴된 다른 게임의 미사용 보스 패턴과 정확히 일치하는 지점을 발견했다. 그 지점을 용어로 정리하면 세 가지로 압축된다.

데이터마이닝에서 발견된 거대 부패 보스의 미사용 컨셉 아트. 붉은 이펙트와 어두운 대성당 배경.

### 정보량 과부하

첫 번째 미사용 보스의 공격 패턴은 시점 고정 속도가 플레이어가 따라올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데이터 구조를 열어보면 이 보스의 회전 각속도가 인간의 시선 추적 한계를 아예 무시한 값으로 세팅되어 있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보스가 공격을 시작하면 유저는 항상 뒤통수를 보게 되고, 공격을 피할 타이밍을 전혀 잡을 수 없다는 거다. 게임 용어로 **[급발진 컨텐츠]**라 부른다. 내 게임도 이 보스랑 똑같이, 공격 전 동작(윈드업)이 0.01초 단위로만 처리되도록 스크립트를 짰다. 유저는 버튼을 누르기도 전에 맞았다. 재미는 당연히 0에 수렴한다. 이 보스는 결국 데이터 속에 흔적만 남기고 잘렸는데, 이유는 너무 정확해서 재미가 전혀 없기 때문이었다.

### 시간차 설계 허점

두 번째 보스는 데미지 판정과 피격 판정의 간격이 고의적으로 분리되어 있었다. 무기가 닿는 콜라이더는 천천히 따라오지만 데미지 트리거는 모션 시작과 동시에 실행된다. 눈으로 보기엔 피한 것 같은데 이미 체력이 깎여 있는 현상이 발생한다. 데이터를 뜯어보면 이 보스의 모든 공격이 동일한 지연 값을 공유하고 있어서, 유저가 한 번이라도 속으면 이후 모든 패턴에서 동일한 트릭에 걸리게 된다. 게임 용어로 **[백스텝 낚시]**라고 한다. 내 보스도 이런 지연 구조를 의도적으로 넣었다가, 테스터들이 “느낌이 이상하다”고만 하고 원인을 못 찾아서 그대로 출시했다. 출시 후 리뷰는 “타격감이 없다”는 평가로 도배되었다. 이 보스가 컷된 진짜 이유는 이 트릭이 일관성을 해치기 때문이었다. 게임의 일관성은 신뢰로 이어지고, 신뢰가 없으면 유저는 떠난다.

### 존재 이유 부재

세 번째 미사용 보스는 패턴 데이터 자체는 존재하지만, 등장 연출과 퇴장 방식, 스토리 연결고리가 전부 비어 있었다. 보스가 왜 싸우는지, 왜 거기에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데이터에 아예 없다. 게임 용어로 **[떡밥만 남은 보스]**라고 부른다. 개발자들이 시간 부족이나 기획 변경으로 다듬지 못한 흔적이다. 내 게임도 메인 보스가 갑자기 등장해서 싸우고, 죽으면 아무 일도 없었다. 이유가 없으니 유저들은 “이게 왜 보스임?”이라는 피드백을 남겼다. 출시 3일 만에 환불이 폭주하면서 내 게임은 스팀에서 내려갔다. 이 보스가 잘린 이유는 간단하다. 존재 이유가 없는 요소는 게임 시스템을 무너뜨리니까.

이 세 용어는 내 게임의 실패 원인을 정확히 설명한다. 데이터 속에 버려진 보스들은 이미 같은 실수를 저질렀고, 본편에서 제거되었다.

리얼 후기 페이지(https://mr-footmassage.com/)에 내 게임의 정확한 판매량과 유저 피드백을 공유해두었다. 아직 게임을 만들고 있다면 저 페이지를 한 번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니면 다음 프로젝트에 0.5초의 여유를 더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