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돌아가기

서울 유흥판에서 지칭하는 2차라는 단어의 퇴색된 의미

요즘 애들은 2차라는 단어를 그저 술집을 옮겨 다니는 행위 정도로 가볍게 여기더군. 참으로 가소로운 일이다. 내가 이 바닥에서 잔뼈가 굵던 시절만 해도 2차는 그 자체로 하나의 목적이자 완성된 시스템이었다. 단순히 안주를 바꾸고 술병을 늘리는 게 2차의 본질이 아니다. 업장의 경계를 넘어 물리적인 장소의 이동을 수반하며 그날의 밤을 매듭짓는 은밀한 규칙을 의미했다. 이제는 다들 껍데기만 남은 용어를 휘두르며 자기가 무슨 대단한 유흥을 즐기는 줄 알겠지. 팩트만 말하자면, 너희가 하는 건 그냥 술값 축내는 노동일 뿐이다.

업계에서 통용되는 2차는 엄연히 등급과 규칙이 존재한다. 소위 말하는 정통 코스를 밟는 이들에게 2차란 선택이 아닌 필수였고, 그만큼의 지불 능력과 매너가 뒤따라야만 성립되는 계약 관계였다. 지금처럼 아무데나 들어가서 왁자지껄 떠드는 건 2차라기보다 동네 마실에 가깝다. 누군가 2차를 가자고 제안할 때 그 속내를 읽지 못하면 영락없는 초짜 취급을 받기 십상이지. 사실 2차의 핵심은 비용 효율성이나 즐거움이 아니라 누가 주도권을 잡고 판을 짜느냐에 있다. 물론 요즘 세대에게 그런 복잡한 전략을 기대하는 건 무리겠지만 말이다.

분석을 해보자면, 오늘날의 2차는 그 목적성이 심각하게 훼손되었다. 예전에는 목적지를 정하고 움직이는 것이 당연한 예의였는데, 요즘은 대충 길 가다 보이는 간판 따라 들어가니 수준이 떨어질 수밖에. 2차의 정의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떠드는 사람들은 결국 술자리 말미에 항상 진상을 부리거나 계산대 앞에서 찌질한 모습을 보이더라. 내가 점수를 매기자면 요즘 하는 2차들은 10점 만점에 2점도 아깝다. 공간이 주는 긴장감도 없고, 대화의 밀도도 낮으며, 그저 시간을 때우는 행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역사를 잊은 유흥인에게 미래란 없다. 2차라는 용어가 가진 무게감을 이해하지 못하면, 너희가 발을 들이고 있는 서울의 밤은 그저 텅 빈 술잔처럼 공허할 뿐이다. 그저 술이 들어가서 기분이 좋다는 건 취기가 오른 것이지 유흥을 즐긴 게 아니다. 나처럼 이 판의 밑바닥부터 꼭대기까지 다 훑어본 사람 눈에는 그저 헛발질하는 애들로 보일 뿐이니. 이제라도 제대로 된 유흥을 알고 싶다면 용어의 역사부터 파고들어라. 근본도 없이 술잔만 부딪친다고 다 같은 2차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다음에는 3차의 실체에 대해 논해볼까 하는데, 과연 알아들을 지능이 있는 녀석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군.

당산 룸싸롱